•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건 좋은데….

    어제 아는 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운전 중이라 남편이 받지 못 했는데 계속 연달아 여러 차례 전화를… 집에 도착해서 전화를 드리니 페이퍼 쓴 게 있는데 수정 좀 도와달라고.. >.< 사실 얼마 전에도 똑같은 부탁을 하셔서 남편이 새벽 늦게까지 그거 하느라고 애 먹은 적이 있었다. 그 때도 전화하시고 나에게 카톡 메세지까지 남기시고… (남편은 저녁 6시 이후로는 가정을 위해서 전화 사용을 안 하는 사람이다. 전화를 안 받으니 내 카톡에 메세지까지…) 너무나 늦은 시간 전화를 하신 거라 좀 의아했었다. 몹시 다급하셔서 그러셨을리라 생각하지만.. 여튼 학교 과제이든 일이든 본인의 실력 껏 하는 것이 당연하고 정당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부탁을 하시니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되었다. 더군다나 가정이 있는 남편에게 늦은 시간에 전화를… (밤11시였다. 보통은 그 시간에 자는데 교회 예배준비로 늦었던 거 같다..여튼..) 이거 정확히 하자면 cheating 아닌가? 그렇게 해서 잘 작성된 것을 제출하면 뭐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계속 하셔야 할텐데 그 때마다 이렇게 부탁을…??!! 😳 무슨 의도로 쓴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awkward sentence를 수정하려면 아무리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라도 시간이 꽤나 걸리는데..

    얼마전에 Huffpost에서 재밌게 읽은 기사가 생각났다. 한국의 영어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어떤 교육가가 쓴 글인데.. 미국 아이비 리그 대학에 들어간 수재 중에서도 학기 중에 과제를 하는데에 부족함이 많아서 숙제를 대행해 주는 온라인 업체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남 얘기 같지가 않다. 미국에 살고 있는 나로서도 솔직히 영어로 인한 어려움을 자주 경험한다. 매일 gym에서 클래스를 들으며 또 사람들을 만나며 얼마나 작아지는 나를 발견하는지.. :roll: 나도 소위 10여년 전이긴 했지만 유학 가겠다고 TOEFL 공부도 하며 그 때 제대로 된 실력이 아닌 점수 따기식으로 공부하여 영어실력이 꽤나 나쁘지 않았던 사람이었기에.. 그런데 막상 살아가는 영어에는 턱없이 부족한 나를 보기에 영어로 인한 어려움이 무엇인지는 누구 못지 않게 3년의 생활을 하며 깊이 경험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영어를 쓰는 환경에 있어도 막상 영어공부가 쉽지 않다는거다. 참 아이러니다. >.< 암튼.

    나의 작은 도움이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지만.. 이런 경우는 조금 아닌 듯한 생각이 든다.  바쁘셔서 그러셨으리라 생각하지만 받으시고 받았다는 답장 하나, 고맙다는 말씀 하나 없으시다. 내가 한 건 아니지만 옆에서 본 와이프 입장으로서 괜히 속상함이 밀려든다. 얼마 전에도 다른 목사님 오바마 케어에 문제가 있어서 정부에 전화를 해야 하는데 도움이 필요해서 남편이 거의 하루 꼬박 목사님 댁에서 전화 대기하며 (700명 대기, 신호 가는 상태에서 3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 ) 일처리를 해 드린 적이 있다. 보험 계약이며 다른 일 등등.. 그러고 보니 한두번이 아니었네.. 본인도 바쁘면서도 도움을 드리기 위해 늘 다른 사람의 입장부터 생각해 주는 남편을 보며 나는 많은 생각을 한다. “착한 사람은 늘 손해 보는 것 같아~”라는 내 말에 “손해 보고 사는 게 편한 거야~” 라고 답하는 남편. 나도 남에게 도움을 주고 베푸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그런 상황에서는 나의 상황, 시간을 먼저 생각하고.. 손해 보기 싫어하고, 얼마나 개인적이고, 계산적인지 남편의 행동을 보고 깨닫는다.  바로 나 옆에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는 사람이 있어, 또 그것이 남편이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다시 또 고백하게 된다.

    미국에 사는 한은 영어로 문서를 보고 전화를 하고.. 살아가며 꼭 필요한 일들을 처리하는데 영어는 필수이다. 나도 아직도 많이 부족함이 있고, 남편의 나를 향항 유일한 바램은 “훌륭한 영어의 사용” 이라고… 😆 그래.. 어떻게 보면 이건 나에게 온 특권이자 사명인지도 모르겠다. 운전을 못하다가 운전을 하게 되었을 때, 로컬길만 운전하다가 이제는 프리웨이를 달릴 수 있을 때 나의 지경이 얼마나 넓어지는 걸 보았던가?!  😉 영어도 역시 그럴 것이다. 하나님이 나를 이곳에 보내신 목적이 있을텐데 내가 지금 노력하고 준비하지 않으며 필요한 그 때 사용될 수 없는 것, 나의 사명을 다할 수 없을 것이다. 순간을 위해 평생을 준비한다 하지 않았는가? (이건 한홍 목사님 책 제목인데.. ㅋ) 여튼 이번 일을 통해 또 다시금 생각. 그런데 도움을 준다고 해서 막 다 해 주는 건 아닌 거 같다. 갑자기 1년 전 일도 생각이 나고.. 늘 지혜를 구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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